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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스마트폰 갤러리를 열어 본다.
내가 몰랐던, 아버지의 눈으로 본 풍경과 꽃. 그리고 고양이 사진들.
스마트폰 못쓰시는 줄 았았더니 사진도 찍으시고 의외로 잘 다루셨나보다.
갤러리의 아버지는 친구분들과 환하게 웃고 계신다.
좋아하는 모자를 쓰고 말이다.
난 사진에 찍히면 어색하고 웃음이 싹 사라지는데 아버지는 즐겁고 흐믓한 표정이시다.
아무래도 내가 어머니를 많이 닮아서겠지.
불과 4일 전, 산과 바다를 좋아하시던 아버지는 우리를 남겨 두고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떠나셨다.
아버지와 나를 갈라놓은 유일한 경계는 죽음.
방문을 열면 항상 계시던 아버지는 한줌 가루가 되어 바다로 되돌아가셨다.
어머니와 나, 그리고 누나를 남겨두고 말이다.
남들 앞에서 보이기 싫어 꾹꾹 참았던 눈물이... 홀로 있는 이 조용한 방에서 그리움과 슬픔의 또다른 형태로 흘러내린다.
언젠가 다시 아버지를 뵙게 되면 목놓아 울고 싶다.
그리웠다고...
어린 아이처럼 품에 매달려 떼를 쓰며 말이다.
아마도 사진처럼 미소를 지으며 날 반겨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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